야구이야기

홈런이 실종된 뉴욕 메츠의 홈구장 시티 필드(Citi 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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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09년09월04일 15:33에 작성되어 티스토리로 이전되었습니다)

오늘 시티필드의 규격이 다음시즌에도 유지된다는 기사가 뜬 기념으로
시티필드에 관한 글을 하나 써봅니다.

사진 출처 - 뉴욕메츠 홈페이지(http://newyork.mets.mlb.com)

 

홈런이 실종된 뉴욕 메츠의 홈구장 시티 필드(Citi Field)
 

올해 메츠는 1964년부터 2008년까지 45년간 사용해온 셰이 스타디움(Shea Stadium) 을 철거하고
시티그룹과 손을 잡아 공사비 4억5천달러(5600억가량) 를 투자한
시티 필드(Citi Field) 에서 새 시즌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스폰서 계약은 2006년에 맺은것으로 시티그룹측이 20년동안 4억달러를 지불하는 것이지만
다들 아시는대로 시티그룹은 올해 미연방정부의 구제정책으로 근근히 버티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름사용은 멀지 않은 시일내에 포기할 듯 합니다.
사실 야구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다지 상관 없는 일이긴 합니다. 
시티필드이든 HSBC필드이든 뭐..

그럼 잡소리 집어치우고 일단 메츠의 새로운 역사가 될 시티 필드를 구경해봅시다. 

건설 전 조감도

 공사당시의 모습입니다. 왼쪽에 셰이스타디움이 보이네요.
현재 저곳은 주차장이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시티필드의 야경

원만한 좌석의 경사와 아늑한 실내?

항공사진

메츠-양키스전에 있었던 메츠의 전설적인 투수 탐 시버(George Thomas Seaver) 의 시구입니다.
탐 시버는 메츠에서 12년간 198승 124패 3045.1이닝 2541탈삼진 방어율2.57 을 기록하였고
1992년 명예의전당에 헌액되었습니다.
(통산기록은 311승 205패 4782.2이닝 3640탈삼진 방어율2.86)

메츠의 마스코트 미스터 멧입니다.
구장바꾸는김에 마스코트도 바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2008년 이야기

그럼 이제 다음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메츠는 2008년 시즌 막판 불펜투수들이 모두 방화범으로 변신하는 놀라운 모습으로
연패에 빠져 필리스에게 디비전 1위를 내주고 맙니다.
2007년과 같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순위레이스도 아니었고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메츠의 1위는 무난해 보였으나 결과는.. 승차는 3.

PHI 92W 70L .568
NYM 89W 73L .549

시즌이 대략 10게임가량 남았을때 메츠의 팬들은 "와일드카드로 올라가서 필리스를 잡자!"
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CHC 97W 64L .602
MIL 90W 72L .556

응?
1게임차로 밀워키에게 자리를 내주고 맙니다. 참 더럽게 안풀리죠.
이후에 밀워키는 필리스에게 시리즈전적 3대1로 패배하였고
​6할의 승률로 무섭게 통과한 컵스는 다저스에게 3패 떡실신을 당합니다.
(1차전 7-2, 2차전 10-3, 3차전 3-1)
사실 2008시즌은 만년 약체일줄 알았던 템파베이의 눈부신 활약으로
내셔널리그에는 관심이 조금 떨어졌던것이 사실인데
그나마 주목을 받았던 컵스의 연패탈락으로 NLDS 는 찬밥신세가 되고
그런 컵스를 무섭게 잡은 다저스가
필리스에게 4-1로 다소 싱겁게 끝나버리며 NLCS 는 더욱 찬밥신세가 되고맙니다.
이때 옆동네 ALCS 에서는 템파베이와 보스턴이 혈전을 벌이고 명경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결국 우승은 필리스가 했지만 말이지요.

그렇게 2008년 시즌을 허무하게 마감한 메츠는 결단을 내립니다.

불펜강화

메츠의 불펜으로 오게된 선수는 놀랍게도 클로져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였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놀랍게도 셋업맨으로 오게된 선수는 J.J 퍼츠였구요.
부상중이긴 했지만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의 클로져 빌리 와그너를 이미 보유중인 메츠에
이런 무식한 계투진이 합류가되었다는 것에 당시에는 경악스러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퍼츠는 참 심성이 착한 선수인것 같습니다.
자신도 정상급 마무리인데 알아서 셋업맨을 하겠다고 온걸 보면 말이지요.

하지만 2009년 9월 4일 이 글을쓰고 있는 현재.

메츠의 투수진은 용두사미(龍頭蛇尾)가 거꾸로 된 사두용미(蛇頭龍尾)의 꼴입니다.
선발 역할을 충실히 했던 산타나는 제외하겠습니다.
거기다 줄부상이 겹쳐 산타나, 푸츠, 올리버 페레즈, 존 메인,
페르난도 니에베가 투수진에서 빠졌고
타자들은 더욱 심각하게 주포들이 부상을 당해
최근의 라인업은 마치 트리플A 팀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번 시즌이 끝난후 메츠가 보일 행보는 일단 선발 영입이 되겠는데 최근 나온 인터뷰기사에는
자꾸 유망주들이 아까워서 줄수 없다 쏼라쏼라하고 있습니다. 연막을 치는건지..
1순위는 다들 예상하는 그 선수이겠지요. 할라할라.

홈런이 없어

야구는 그 어느 스포츠보다도 팀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야 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한명의 타자가 팀의 점수를 자신 혼자내려면 홈런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이 순간에 안타치고 홈스틸해서 들어오면 된다고 생각하셨다면 당신은 센스가 있는겁니다.)
단타 일변으로만 점수를 내는팀도 있고 홈런은 안나와도 장타를 이어가며
점수를 내는 팀이 존재하고 그것이 팀컬러이지만
문제는 메츠의 팀컬러는 레이예스, 카스티요같은 컨택터와
파워를 겸비한 벨트란, 라이트, 델가도로 이루어진
밸런스가 좋고 매우 조화로우며 이상적인 타선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여기에 셰필드님까지 오셨고.
따지자면 파워에 더욱 비중이 높은 타선입니다.

앞에서 출루해주고 뒤에서 장타로 이어가고 홈런으로 마무리.
(거기다 메츠의 타자들은 뛰는 야구에도 능합니다.)
그러나 올해의 메츠에게는 이런 스타일이 완전 실종되어 버렸는데요.
이것은 타자들의 부상과는 별개로 시즌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수면위로 떠오른것이 역시 구장의 문제입니다.

일단 메츠의 2009년을 9월 4일 현재까지를 포함한 최근 6년간의 년도별 팀홈런 갯수입니다.
괄호안은 내셔널리그 16팀 중 홈런 순위입니다.

2004년 185개(8위)
2005년 175개(5위)
2006년 200개(4위)
2007년 177개(5위)
2008년 172개(7위)
2009년 77개(16위) (메이저리그 전체 30팀중 30위)

앞에 1이 빠진게 아닙니다. 딱 77개. 꼴랑 77개입니다.
현재 옆집에 푸홀스는 혼자 42개의 홈런을 치고있네요.
현재 내셔널리그 홈런 1위는 필리스의 185개이고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양키스가 1위로 208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럼 작년 2008 시즌의 홈런꼴찌는 어디일까요. 샌프가 팀홈런 94개로 30위를 하였습니다.
2009 시즌의 샌프는 현재 팀홈런 96개로 작년의 기록을 이미 뛰어넘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게 29위입니다)
산도발이 아주 잘하더군요.

메츠는 일단 팀홈런 꼴찌는 확정인듯 합니다.
100개 아래는 당연해보이고 최악의 경우엔 90개도 간당간당할지 모릅니다.
다음은 메츠의 5개월간의 월별 홈런 갯수입니다.

4월 13개
5월 20개
6월 16개
7월 13개
8월 14개

월평균 15.2개의 홈런을 치고있습니다.
9월 4일 현재 1개의 홈런을 기록중이니 이제 13개를 더 치면 90개인데
현재의 타선을 보면 답이 안나오는것이 사실입니다.
시즌 시작전에는 드디어 반지가 눈앞에 아른거렸던 팀인데 이제는
팀홈런 100개를 못치는 최약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럼 이제는 팀내 홈런레이스입니다.

홈런! 10개만 치면 메츠에서 1위한다

1. 게리 셰필드 10개 (265타수)
2. 카를로스 벨트란 8개 (241타수)
   데이빗 라이트 8개 (430타수)
4. 제프 프랑코어 7개 (183타수) - (애틀랜타 5개 제외)
   페르난도 타티스 7개 (288타수)
   대니얼 머피 7개 (411타수)
7. 앙헬 파건 6개 (229타수)
   오미르 산토스 6개 (249타수)
9. 카를로스 델가도 4개 (94타수)

제목에 10개만 치면 1위한다라고 썼는데 반대로 '4개만 쳐도 9위한다' 도 괜찮을 것 같네요.
암울합니다.

구장분석

그럼 문제의 구장을 보겠습니다.
먼저 2008년까지 사용한 셰이 스타디움과의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오히려 좌측끝, 센터, 우측끝의 길이는 셰이 스타디움이 더 큽니다.
(우중 126 부분은 아래 사진에 나옵니다)
셰이는 대표적인 투수 친화구장으로 애초에 경기장 자체가 다목적을 위한 스타디움이었기 때문에
사이즈가 커서 메츠는 이미 큰 구장에 익숙해져 있는 팀입니다.

 

전경입니다.
문제가 제기되는 외야 펜스쪽을 보겠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화살표가 위에 언급한 우중간 126미터 짜리 부분입니다.
저정도 크기의 ZONE은 많은 구장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펜스가 울퉁불퉁한 부분이 있는데 가장 높은부분이 4.8미터입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것 중 하나가 바로 펜스높이인데요.
예전 셰이 스타디움의 펜스가 전부 동일하게 2.4미터였고
현재 시티 필드는 가장높은곳이 4.8미터, 가장낮은곳이 2.4미터로 되어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이정도면 무지막지하게 홈런 못칠 구장은 아닙니다.
여기서 홈런 못치겠다고하면 돌핀 스타디움에서는 야구하지 말란 얘기이지요.
셰이에서 한 시즌에 200개를 친 팀이 시티에서는 반도 못치겠다?
이건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두번째로 가끔 게임과 혼동하셔서 바람의 방향을 언급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시티 필드는 셰이 스타디움과 거의 동일한 방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기후나 날씨같이 환경적인 조건은 셰이 스타디움과 99%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 말하고 싶은것은 관련 기사를 읽다가 본 것인데

라이트는 "내 장점 가운데 하나가 오른쪽 펜스로 밀어치는 것인데
지금 구장에서 홈런을 치려면 두 번은 쳐야 한다" 고 말하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바로 이 부분입니다.
약간의 오역이 된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데이빗 라이트는 안타는 주로 밀어서 잘 치지만
홈런은 당겨치는 비율이 높은 타자입니다. 아래는 그의 통산 138개의 홈런의 방향과 비율입니다.
덧붙여서 라이트는 우투수에게 98개, 좌투수에게 40개의 홈런을 쳤습니다.

좌53  좌중32  중24   우중17  우12
 38%   23%   17%   12%   8%

좌측부터 중앙까지의 홈런 비율이 80% 인 선수입니다.
그런데 왜 저런말을 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2009년 메츠의 홈런 77개 중 홈과 어웨이의 비율은 어떻게 될까요.
홈에서 43개, 어웨이에서 34개를 쳤습니다.
선수들은 홈에서 더 치기어렵다고 말하지만 결국엔 홈에서 더 쳤다는 얘기이지요.

분명 경기당 홈런이 평균 1.67로 내셔널 11위의 홈런이 적게 나오는 구장이긴 하지만
홈런을 아예 못칠 정도의 구장은 절대 아닙니다.
지난해까지 썼던 구장이 셰이 스타디움이기 때문에 더더욱 아닙니다.
그러므로 구장을 탓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됩니다.
혹시나 '구장의 저주' 라고 주장한다면 차라리 이걸 믿겠습니다.

적응이 관건

뚜렷하게 답을 낼것은 없습니다. 저는 선수출신도 아니고 기자도 아니니까요.
현재의 메츠는 선수들의 멘탈에 문제가 있지 않나라는 의심을 갖게합니다.
최근 몇년간 마지막 2% 가 부족해서 계속 2인자의 자리에 머무른 메츠가
쫓아가다 지쳐서 힘을 잃어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전에 모 남성잡지에서 한심한 남자 베스트100인가해서 100개의 항목을 정해놓은게 있었는데
당당하게 '뉴욕메츠의 팬' 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내용은 짤막하게 '왜 그런팀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정도로 기억납니다.
돈은돈대로 쓰고 기대는 다 부풀려놓고 결과는 실망스럽고..​
그런데 그런팀에 애정을 주는것도 꽤나 재밌습니다.
이렇게 지켜보다 잘되는 때가오면 그때의 카타르시스는 엄청나지 않을까요?

(본 글은 2009년09월04일 15:33에 작성되어 티스토리로 이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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